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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화창한 날이, 나는 작아지고 말았다.
동경했던 종류. 나와, 눈물, 슬픔, 외로움, 배려심, 능력, 사랑의 특이점까지
선망을 연기했다. 연애를 하고,
핑계들이 늙어만 갔다.
그제야 외로움이 하늘에서
툭, 하니 떨어졌다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었다
목구멍에서, 보다 깊은 속에서 메아리치는 천둥이, 눈에 벼락을 맞았다.
여러 사람들에게, 눈물, 슬픔, 공감과 박제 전시된 사랑
그걸 빌려온 것이다 내 것인 양 으쓱거려봐야, 상영이 시작되었다.
전염병이 돌았고 나는 혼자 남았다. 돌연변이가 손톱을 갉아먹었다
그때. 외롭지 않은 사람,
웃음이 그리고 그 속에 올망졸망 꽃 핀 보조개가, 구름 한 점 없는 햇빛이라,
두 눈을 감았다
스스로 뺨을 때리고, 꿈과 자각 속에서 나는 잠이 들었을까.
필연적으로 생각했던 인연이, 또다시 내 손톱 밑을 파고 들었을 때, 생각이 갉아 먹혔다
빛 속에서 한없이 사냥 당하던 그림자 신세는
불안, 초조, 공포, 자괴감 따위를 동경했다
이것은 내 것인지 몰랐으므로, 때문에,
후회는 누구에게도 돌려 줄 수 없다.
앓고, 빛은 사실 그림자의 생김새도 몰랐지만, 다만,
존재, 당신은 모른다는 사실을, 꼬박꼬박 앓고는 그렇게 병들었다
당당함, 무관함, 그렇게 괜찮은, 무관심. 여러 가지를 나는 거울 뒤에 숨겼나, 빛나는 웃음을 거울 뒤에 숨어서 지켜봤다.
알 수 없는 감정은 동경조차 할 수 없다.
웃음, 당당함, 자신감은 그 무엇과 부적합할지도 모르는 부적. 10과 0 모조리 쫓겨나
그림자 속에 숨었다.
해는 먼 곳에 있지 않았지만, 밤은 당연한 이유
그림자는 찢어지거나 넓어지거나 커지거나 잃을 것이다.
감정은 옮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