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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잇
    단편/단상 2016. 5. 12. 23:24

    포스트 잇

     

    과일 껍질을 선물 받았다.

    헤실헤실

    웃는 동사는 명사가

    '웃다''달리다', 우뚝

    멈춰 섰다. 껍데기는

    쥐어 짜내도 눈물 한 방울조차

    그래 죽먹을, 손에 묻질 않는, 던져버리고 싶은

    즙이 한 방울 눈에서 나왔다

    알맹이가 되었다

    그러므로 난

    껍데기로 둘러싼다.

    짜증나다, 싫다, 슬프다, 일찍 눈떠진 아침, 일찍 눈감은 밤, 씻을 수 없는 점심, 세상엔 미친놈이 많다, 너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무명그룹의 갑작스러운 인지도 상승, 그 곡은 제목과 리듬이랑 안 맞는다, 신난다, 비명, 비명의 허리가 끊어진다. 두루마리 휴지도 끊어진다, 생각도 끊어진다. 스크린이 둘로 끊어진다, 재회의 부재, 끊어진 다리. 끊어지면 사라진다. 모니터는 새로 구매해야만 한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분리수거는 수요일, 글을 써서 궁상맞아 지는 곳, 답답하다. 미사여구가 붙어있다, 그게 뭘까, 소심하다, 자세히 보아야만 보이는 것, 남들이 몰라주는 것, 되돌아오도록 한 메일, 도서관 책은 아직도 반납이 안됐다, 이런 마음으로, 마음만 앞서서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고서는,

    시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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