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단상

바이러스

우누테룸 2016. 12. 26. 19:29

바이러스

 

화창한 날이, 나는 작아지고 말았다.

동경했던 종류. 나와, 눈물, 슬픔, 외로움, 배려심, 능력, 사랑의 특이점까지

선망을 연기했다. 연애를 하고,

핑계들이 늙어만 갔다.

그제야 외로움이 하늘에서

, 하니 떨어졌다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었다

목구멍에서, 보다 깊은 속에서 메아리치는 천둥이, 눈에 벼락을 맞았다.

여러 사람들에게, 눈물, 슬픔, 공감과 박제 전시된 사랑

그걸 빌려온 것이다 내 것인 양 으쓱거려봐야, 상영이 시작되었다.

전염병이 돌았고 나는 혼자 남았다. 돌연변이가 손톱을 갉아먹었다

그때. 외롭지 않은 사람,

웃음이 그리고 그 속에 올망졸망 꽃 핀 보조개가, 구름 한 점 없는 햇빛이라,

두 눈을 감았다

스스로 뺨을 때리고, 꿈과 자각 속에서 나는 잠이 들었을까.

필연적으로 생각했던 인연이, 또다시 내 손톱 밑을 파고 들었을 때, 생각이 갉아 먹혔다

빛 속에서 한없이 사냥 당하던 그림자 신세는

불안, 초조, 공포, 자괴감 따위를 동경했다

이것은 내 것인지 몰랐으므로, 때문에,

후회는 누구에게도 돌려 줄 수 없다.

앓고, 빛은 사실 그림자의 생김새도 몰랐지만, 다만,

존재, 당신은 모른다는 사실을, 꼬박꼬박 앓고는 그렇게 병들었다

당당함, 무관함, 그렇게 괜찮은, 무관심. 여러 가지를 나는 거울 뒤에 숨겼나, 빛나는 웃음을 거울 뒤에 숨어서 지켜봤다.

알 수 없는 감정은 동경조차 할 수 없다.

웃음, 당당함, 자신감은 그 무엇과 부적합할지도 모르는 부적. 100 모조리 쫓겨나

그림자 속에 숨었다.

해는 먼 곳에 있지 않았지만, 밤은 당연한 이유

그림자는 찢어지거나 넓어지거나 커지거나 잃을 것이다.

감정은 옮아가는 것이다.